전남대 장화선 교수, 기후정의·젠더포럼 회원들과 강진 '백운동원림'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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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장화선 교수, 기후정의·젠더포럼 회원들과 강진 '백운동원림' 답사
-"백운동별서전통원림에서 기후정의와 생태감수성 나눠“
  • 입력 : 2026. 10.28(수) 10:08
  • 송권석 기자
-백운동원림 기념관에서 해설사로부터 원림의 역사와 조성 배경, 조선시대 선비들의 자연관에 관한 설명을 듣고있다.-
[국민환경방송 송권석 기자] 전남대 장화선 교수(기후위기공동체 대표)가 기후정의분과 및 젠더포럼 회원들과 함께 10월 13일 전남 강진군의 전통원림 '백운동별서정원'을 찾아 체험활동을 했다. 이번 활동은 기후정의와 젠더, 생태감수성을 함양하기 위해 마련했다.

일행은 이날 오전 9시 광주를 출발했다. 출발 당시 광주에는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비 오는 날의 원림이 더욱 운치 있다"는 일행들의 의견에 따라 우중 답사를 감행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빗줄기가 멎고 따사로운 햇살과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일행을 맞았다.

일행은 먼저 백운동원림 기념관을 방문해 해설사로부터 원림의 역사와 조성 배경, 조선시대 선비들의 자연관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백운동서원 일대를 둘러보며 전통 원림에 깃든 자연과 인간의 공존 철학을 몸소 체험했다.
-일행들이 백운동 계곡 다리를 건너면서 주변경관에 흠뻑 빠저들고있다.-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가 조성한 호남의 대표 별서정원
백운동별서원림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1627~1701)가 이곳에 들어와 계곡 옆 바위에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기고 조성한 원림이다. 자연과 인공이 적절히 어우러진 배치와 짜임새 있는 구성을 갖췄으며, 우리 전통 원림의 원형이 잘 보존된 별서로 평가받는다.
'백운동'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약사암과 백운암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자연석에 새겨진 '백운동' 세 글자는 이담로가 직접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문을 익혀 남을 이롭게 하고자 했던 주자의 '백록동서원'을 의식해 새긴 것으로 전해진다. 산허리에 자리한 '취미선방'은 꾸밈없고 고즈넉한 작은 방이라는 뜻을 지닌다.

월출산 능선의 기암괴석이 보이는 이곳은 전형적인 호남 전통원림의 형태를 띠며, 해남에서 시작되는 삼남길이 지나는 길목이기도 하다. 현재의 건물은 다산 정약용이 1812년 이곳을 다녀간 뒤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제자 초의선사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백운동원림의 12승경을 노래한 시문을 남긴 것을 근거로, 호남의 유서 깊은 전통 별서정원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제1경:옥판봉(玉版峰), 제2경:산다경(山茶經), 제3경:백매오(百梅塢), 제4경:홍옥포(紅玉瀑), 제5경:유상곡수(流觴曲水), 제6경:창하벽(蒼霞壁), 제7경:정유강(貞蕕岡), 제8경:모란체(牡丹砌), 제9경:취미선(翠微禪房), 제10경:풍단(風壇), 제11경:정선대(停仙臺), 제12경:운당원(霣當園)

특히 제11경 정선대(停仙臺)는 신선이 머물었다는 옥판봉이 보이는 정자다.
”정자에는 집에 푸른 대숲이 뉘엿도 한데, 담장에 담쟁이 붉은 가을이로다. 시험 삼아 샛문의 밖을 따라서, 바위난간 머리까지 쉬엄 걸었지, 비에 씻겨 고운 뫼 모습 나오고, 해묵은 관목들도 그윽하여라...“

-장화선 교수와 일행들이 제11경 정선대(停仙臺)에 올라 원림의 경관에 감탄하고 있다.-

이담로는 옥판봉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그냥 떠나보내기 아쉬워 아홉 굽이 유상곡수를 만들고 정자를 앉혔다.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계곡에 눈길이 머물다 봉우리로 시선을 옮기며 경치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백운동 계곡은 강진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담양 소쇄원과 완도 보길도 세연정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조선 중기 선비들의 은거문화를 보여주는 소중한 지역문화유산이다.

▲"자연과 인간, 서로를 대하는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
일행은 먼저 백운동원림 기념관을 방문해 해설사로부터 백운동원림의 역사와 조성 배경, 조선시대 선비들의 자연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백운동서원 일대를 직접 둘러보며 전통 원림에 깃든 자연과 인간의 공존 철학을 몸소 체험했다.

전통원림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형과 물길, 수목을 있는 그대로 살려 조성한 공간으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우리 고유의 생태적 사유를 보여준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성찰하는 데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화선 교수는 "기후위기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서로를 대하는 우리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전통원림에서 기후정의와 젠더, 생태감수성의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어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담로 생가 찻집에서 맑은 물에 정갈하게 영혼을 우려낸 발효차와 장화선 교수가 읊어주는 주옥같은 시를 감상하고있다.-

맑은 물에 정갈하게 영혼을 우려낸 발효차와 장화선 교수가 읊어주는 주옥같은 시를 감상하면서 찻 자리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일행들은 자연경관을 병풍삼아 한적한 한나절을 함께 공유했다.
일행들은 역시 아침 폭우를 뚫고 도착한 보람이 있었다며, 비 갠 뒤 한층 맑아진 자연원림의 풍경 속에서 기후위기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송권석 기자 wnews136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