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장해등급 대신 환경오염 피해등급 첫 도입…중증도 따라 6등급

환경
산재 장해등급 대신 환경오염 피해등급 첫 도입…중증도 따라 6등급
'환경오염피해구제법' 하위법령 개정 13일 입법예고
산재등급, 환경질환 판단 부적합…피해 구제 형평성
요양수당 지급률 최대 47.5%…중위소득 100% 지급
  • 입력 : 2020. 11.12(목) 13:08
  • 김송균 기자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한 김포 거물대리 지역 일대 공장 밀집지역 전경.
[국민환경방송 김송균 기자]
그간 환경오염 피해등급 평가에 이용됐던 산업재해 장해등급(산재등급) 대신 환경오염 피해질환 피해등급 체계가 처음 마련된다. 피해등급은 중증도에 따라 총 6등급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개편된 피해등급 체계에 따라 구제급여를 지급하고, 요양생활수당 기준금액을 현행 2인 가구 중위소득 89%에서 100%로 상향한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환경오염피해구제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오는 13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환경오염 피해질환 특성에 맞게 피해등급을 만들고, 이에 맞는 구제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환경오염 피해질환 피해등급 체계는 그간 산재등급 10등급 체계를 대신 활용했다.

그러나 산재등급은 신체 훼손 등 노동력 상실에 대한 보상 기준으로, 환경성 질환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피해인정자 89명 중 등급 인정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김포 거물대리 피해자들의 질환은 53종에 달했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없었다.

다른 피해구제와 달리 엄격한 등급기준도 문제로 지적됐다. 석면 피해등급은 4등급, 가습기살균제 피해등급은 5등급에 불과하지만, 환경오염 피해질환 등급기준은 10등급에 달한다. 다른 피해구제와 달리 낮은 기준금액도 문제였다.

이에 환경부는 피해등급을 '5등급 및 등급 외' 등 6개 등급으로 구성하고, 새로운 등급에 맞게 구제급여 기준을 마련했다.

새로운 등급체계에서는 중증도 평가 점수가 높은 순서에 따라 6개 피해등급을 적용한다. 중증도 평가점수별 피해등급은 ▲1등급 90점 초과 100점 이하 ▲2등급 70점 초과 90점 이하 ▲3등급 50점 초과 70점 이하 ▲4등급 30점 초과 50점 이하 ▲5등급 10점 초과 30점 이하 ▲등급 외 0점 이상 10점 이하다.

중증도 평가 점수는 피해질환별 신체 증상, 합병증, 예후 및 치료예정기간 등 4가지 지표로 매긴다. 각 피해질환 중 중증도가 심각한 질환의 평가 점수가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계산한다. 중증도 평가는 환경오염피해조사단이 의료기관에 의뢰해 산정하고, 최종 피해등급은 환경오염피해구제심의회에서 결정한다.

요양생활수당 지급률도 조정한다. 기존 산재등급 최고 등급(1등급)과 최하 등급(10등급)에 적용하던 지급률을 새로운 기준의 1등급과 5등급에 각각 적용한다. 등급별 요양생활수당 지급률은 ▲1등급 47.5% ▲2등급 34.2% ▲3등급 22.8% ▲4등급 11.4% ▲5등급 4.75%다.

또 요양생활수당 기준금액은 기존 2인 가구 중위소득(올해 299만원)을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2인 가구 중위소득의 89.7%만 지급됐다.

이로써 올해 요양생활수당은 매달 최소 14만2000원(5등급)에서 최고 142만1000원(1등급)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단, 월 지급액이 적은 4~5등급 피해자는 각각 1227만6000원과 511만2000원을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다.

유족보상비 또한 5등급 체계에 맞게 개편돼 올해 기준 최대 4023만원이 지급된다.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환경오염피해구제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요양생활수당 지급기준 개편 전후. (자료=환경부 제공).

환경부는 종전 기준으로 피해등급을 인정받은 피해자들도 개정 법령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피해등급을 재판정하고, 새로운 기준에 맞는 요양생활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부칙을 마련했다.

환경오염피해구제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내용은 환경부 홈페이지(www.me.go.kr)에 공개된다. 환경부는 입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환경오염 피해질환에 적합한 피해등급 기준을 마련해 환경오염 피해 구제급여를 실효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피해자에게 필요한 치료와 요양이 제때 지원될 수 있도록 피해등급 결정과 구제급여 지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송균 기자 kmetv8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