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 신안 우이도 '풍성사구' 훼손 원인은?

환경
동양 최대 신안 우이도 '풍성사구' 훼손 원인은?
주민들 "소·염소 기르고 땔감으로 나무 쓸때도 사구 유지"
무성한 나무가 모래 공급 막아…출입통제만이 능사 아냐
국립공원관리공단 "인근 사유지 매입, 잡목 제거해 복원"
  • 입력 : 2020. 11.04(수) 10:34
  • 정길도 기자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 풍성사구.
[국민환경방송]
"풍성사구(風成砂丘)의 훼손은 사람의 출입이 아니라 사구 주변의 무성해진 나무가 바람에 실려오는 모래공급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남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 돈목마을회관에서는 의미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모래가 쓸려가면서 훼손된 '풍성사구'의 올바른 복원과 개발을 위해 공무원과 섬 연구·활동가, 주민 등이 참석한 현장토론회가 열렸다.

우이도 풍성사구는 바람에 실린 모래가 쌓이면서 형성된 동양 최대의 규모로 알려져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대표적 경관자원으로 신안군 향토유적 제9호로 지정됐다.

1990년대 높이가 70~80m, 폭이 밑쪽 20m, 위쪽 50m에 달했으나 지금은 높이가 30m 이상 낮아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우이도 사구 지형변화에 대한 복원 모니터링을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하면서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5년 단위로 연장되는 통제는 올 7월15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최근 2025년까지 재연장하면서 주민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소와 염소를 기르고 땔감으로 나무을 베어서 연료로 쓰던 시절에는 사구 주변에 나무가 전혀 없었기에 모래가 충분히 공급돼 사구가 유지될 수 있었다"면서 출입통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의 통제 중심의 정책이 훼손된 사구를 복원하는데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강제윤 섬연구소 소장도 "1990년대 후반까지 수백 마리의 소와 염소가 사구 일대를 오르내리며 풀을 뜯어 먹었는데 모래가 바람에 잘 날려서 사구의 원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구 주변의 나무가 땔감 용도로 쓰이면서 남풍이 불면 자연스럽게 산태(산비탈)에 모래가 쌓였으나 땔감을 쓸 일이 없어지면서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찼고, 이 때문에 모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훼손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구 복원의 국내 최고 전문가인 최광희 관동대 교수는 우이도 사구와 지리·환경이 비슷한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옥죽포와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변 사례를 들어 소개했다.

최 교수는 "대청도의 옥죽포 역시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지만 일본 돗토리현 사구처럼 사람들에게 개방되고 있다"면서 "동일한 환경에서 비슷한 과정을 거쳐온 만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작은 결실도 도출했다.

정상까지 열려 있는 탐방로를 방문객들이 알 수 있도록 '보행 유도 안내판'을 설치토록 했다. 국립공원 측은 사구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우회 탐방로를 만들어 놓았으나 방문객들은 인지하지 못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탐방로를 벗어나면 단속을 하겠다는 표시를 해 단속이 아닌 안내 중심 탐방 정책을 펴기로 합의했다.

또 공단 측에서는 사구 인근의 산지(사유지)를 매입해 잡목들을 제거해 복원에 나서고, 주민들이 참여하는 연구 및 학술용역을 발주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설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풍성사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래언덕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지속해서 현장을 확인하고 주민 면담을 통해 사구의 복원과 개방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길도 기자 kmetv8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