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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미래가 걸린 이 중차대한 논의가 지역민의 의사를 직접 묻는 숙의 과정 없이, 시·도의회 의결만을 거친 ‘속도전’으로 치러지고 있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통합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둔 지금, 필자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고 통합 후 예상되는 정치·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메가시티’라는 거대 담론이 농업의 소외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을 막겠다는 명분은 타당하나, 그 이면에 가려진 경제적 소외와 불균형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녹색의 땅이자 미래 통일을 대비한 식량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인 전남 농업 분야가 통합 논의에서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둘째, 거점 도시로의 자원 집중, 즉 ‘빨대 효과’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통합은 양날의 검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인프라 효율화라는 장점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자본과 인프라가 대도시로 쏠리는 고질적인 부작용이 예상된다.
셋째, 투자 및 인프라 편중에 따른 농촌 공동화 문제다. 효율성을 명분으로 광주 인근의 신산업(AI, 모빌리티 등)에 예산이 우선 배정될 경우, 상대적으로 낙후된 전남 외곽 지역은 행정적·경제적 소외가 심화되어 공동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넷째, 행정 효율화의 역설을 경계해야 한다.
공공기관 통폐합은 농어촌 지역의 행정 서비스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약화할 우려가 크다.
다섯째, 농도(農道) 전남의 농업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안전장치’를 확보해야 한다. 우리 전남은 대한민국 식량 주권의 보루다. 전국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에서도 전남의 농가 인구는 약 27만 명에 달한다. 도시 중심의 통합 논리는 자칫 농업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다. 특히 정책의 무게추가 대도시형 서비스업이나 첨단 제조업으로 기울어 농업이 전략산업이 아닌 ‘보호 및 복지 대상’으로 전락한다면, 이는 식량 주권의 위기로 직결될 것이다.
물론 기회 요소도 존재한다. 광주라는 대규모 소비처를 배후지에 둔 ‘광역 단위 로컬푸드 직거래 체계’를 구축한다면 판로 확대와 유통 효율화를 통해 농가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다. 또한, 광주의 AI·데이터 기술과 전남의 농업 자원을 결합한 ‘스마트팜 클러스터’, 치유 농업 등 융복합 6차 산업으로의 도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숫자가 아닌 ‘사람’ 중심의 설계가 먼저다. 통합이 단순한 행정 구역 합치기를 넘어 진정한 상생이 되려면, 농업의 창의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 지원금(매년 약 5조 원 규모) 중 일정 비율을 농업 예산으로 배정하도록 특별법에 명문화해야 한다.
농촌을 도시의 배후지가 아닌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바라보는 설계가 필수적이다.
"찬물도 급히 마시면 체한다"는 옛말이 있다. 구호만 앞선 통합은 농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농민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뮬레이션과 확신 없는 통합은 균형 발전이 아니라 ‘집중의 재포장’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환경방송 kmetv8114@naver.com
2026.10.16(금) 03: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