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팩.

[국민환경방송 강희원 기자] 환경 당국이 2023년부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고, 친환경 냉매 사용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는 친환경 냉매 사용을 늘리기 위한 조처다. 물·전분 등을 냉매로 한 아이스팩이 늘어나고 있지만, 40%가량은 고흡수성수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환경부에 따르면 고흡수성수지를 냉매로 사용하는 아이스팩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올해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내년부터 제조·수입되는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1㎏당 폐기물 부담금 313원 부과를 골자로 한다. 내년 출고량을 기준으로 2023년부터 최초 부과된다. 환경부는 앞서 지난해 8월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을 폐기물 부담금 부과대상 품목으로 지정했다.

기저귀, 아이스팩에 주로 사용하는 고흡수성수지는 다량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플라스틱이다. 물과 함께 냉매로 사용할 경우 자연 분해가 되지 않고 재활용이 어렵다. 매립하거나 하수로 배출할 경우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아이스팩 생산량은 지난 2016년 1억1000개(3만3000t)에서 지난 2019년 2억1000개(6만3000t)로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냉장·냉동식품 배송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사용량이 급증한 것이다.

최근 아이스팩에 물이나 물과 전분, 소금을 섞은 친환경 냉매 사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아이스팩 제조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친환경 아이스팩 생산량은 4600개에서 1억300개로, 2.24배 증가했다.

일부 업체들은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을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냉장·냉동식품 업체 64곳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제 구입하고 동봉된 아이스팩 57개를 조사한 결과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은 22개(38.6%), 친환경 아이스팩은 35개(61.4%)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친환경 아이스팩 생산·유통 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냉매 소재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사용 비율이 높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유통사업자 32곳을 대상으로 아이스팩 냉매 종류별 사용량과 친환경 냉매 전환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17곳 중 12곳(37.5%)이 친환경 아이스팩만을 사용하거나 올해 안에 전환할 계획이다. 12곳은 ▲갤러리아백화점 ▲대상 ▲동원F&B ▲마켓컬리 ▲오뚜기 ▲초록마을 ▲풀무원 ▲헬로네이처 ▲현대그린푸드 ▲CJ제일제당 ▲GS리테일 ▲NS홈쇼핑이다.

친환경 아이스팩 전환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사에 입점한 개별 판매자의 아이스팩 종류를 유통사가 통제하기 어렵고,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교체하기 위한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지난해 1월 환경부가 수행한 '아이스팩 유통 현황 파악 및 최적 처리방안 검토를 위한 연구'에 따르면 친환경 아이스팩 교체에 필요한 비용은 1개당 평균 37.9원이었다.

환경부는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유통·판매자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소비자에게 알릴 계획이다. 또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 적정 수준의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