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집단소송·징벌적 손배 재고해야"

정부, 지난달 제정안 입법예고…소송 남발·악용 가능성

노병철 기자 woman8114@naver.com
2020년 11월 03일(화) 15:30
[국민환경방송]
정부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모든 분야에 적용하는 '집단소송법 제정안 및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가운데, 건설업계는 "공동주택 관련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련 법안의 재고를 건의했다. 집단 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건설사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중소·중견기업은 경영 악화로 도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회장 김상수)는 법무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 관계부처와 국회에 '집단소송법 제정안 및 상법 개정안' 재고를 건의했다고 3일 밝혔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중 한 사람 또는 일부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할 경우 다른 피해자들은 별도 소송 없이 그 판결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피해자가 50인 이상인 사건이어야 하고, 1~2명이 소송을 제기해 배상 판결이 나오면 나머지 모든 피해자에게도 법의 효력이 미쳐 배상을 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집단소송법 제정안 및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건설업계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인해 건설업 위축이 불가피하고, 중소·중견 건설기업의 도산을 우려했다.

연합회는 "입법 예고안에 따르면 집단소송에서 제외신청을 하지 못한 경우에 대표당사자가 패소하면 소송 사실을 모르는 피해자까지 판결의 효력을 받아 더 이상 다투지 못하게 된다"며 "공동주택 관련 남소(濫訴)와 기획소송 제기에 따른 비용 증가는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설사업은 그 특성상 계약단계에서부터 준공 이후의 사후관리에 이르는 사업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며 "소송 남발 시 중소·중견기업은 도산의 위험이 상존하는 점, 하자분쟁 장기화 방지 및 비용절감을 위한 국토부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활성화 정책과 배치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연합회는 "공동주택 하자에 대해서는 발생 단계와 원인 제공자의 책임을 불문하고 최종적 책임을 주택사업자가 부담하는 구조로 소비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충분하게 보장되고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입은 실질적 손해 외에 형벌적 성격의 배상을 민사소송 절차를 통해 부과하는 것으로, 현행법상 건설 관련 개별 법령에 과징금, 형벌 등 강력한 처벌 수단이 마련돼 있어 징벌적 손해배상이 허용되면 삼중처벌까지 가능해져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현재 세계 각국은 과감한 투자와 세제감면, 규제완화로 리쇼어링을 장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제도의 신설은 무한경쟁에서 퇴보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노병철 기자 woman8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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