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사업자, 매출 5% 상생기여금으로 낸다 모빌리티 혁신위, 운송사업법 개정안 권고안 발표 운행횟수당 800원, 월 허가대수당 40만원 중 선택 국토부, 기여금·허가기준 등 반영해 하위법령 개정 최창호 기자 news5147@naver.com

2020년 11월 03일(화) 10:31

[국민환경방송] 모빌리티 혁신위원회가 플랫폼 사업과 택시 업계의 상생을 위한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기여금)이 '매출액의 5%' 수준으로 정하도록 권고했다. 이를 기본으로 하되 사업자가 ▲운행횟수당 800원 ▲월 허가대수당 40만원 중 선택 가능하도록 했다.

중소 플랫폼 업체의 부담 역시 허가 차량이 총 300대 미만인 사업자는 납부비율을 25~50%로 차등화 했으며, 100대 미만은 2년 간 납부유예 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출범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는 이날 플랫폼 운송사업 신설 등에 따른 기여금을 포함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 방안 등 정책 권고안을 이 같이 확정 발표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운송사업'(타입1) 제도는 사업자가 단순 배차 관리에 머물지 않고 호출과 예약, 차량 관제, 요금 선·결제, 대형(13인승 이하) 택시 운행, 차고지, 보험 등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각종 플랫폼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이 같은 새로운 운송사업의 출현은 기존 전통 택시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정부와 혁신위원회, 업계는 그동안 신·구(新·舊) 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여금 제도를 마련해왔고, 이번에 권고안에 반영됐다.

수납된 기여금은 ▲고령 개인택시의 청장년층 전환 ▲고령 개인 택시 감차 ▲종사자 근로여건 개선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향후 수납규모에 따라 3년 주기로 기여금 수준, 활용방안 등을 재검토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기여금 제도가 플랫폼 운송사업자에게 추가적으로 부여되는 부담이긴 하지만 택시에 비해 요금, 사업구역, 차량 등 대부분의 규제가 완화 적용되는 점과 운송시장이 초과공급 상황인 국내 실정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는 해외와 달리 다양한 방식을 선택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중소 스타트업에 대한 감면도 규정함으로서 실질적 부담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원회에 따르면 뉴욕시는 건당 약 8.8%를 기여금으로 납부하게 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는 건당 3.25%, 매사추세츠는 건당 0.2달러를 기여금으로 책정했다. 또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도 건당 1호주 달러(약 800원 수준)를 납부하고 있다.

위원회는 또 신설된 '플랫폼 운송사업'(타입1)의 허가 기준과 차량대수 관리 등을 제도화했다.

허가 기준으로는 플랫폼(호출·예약, 차량 관제, 요금 선결제 등 가능), 차량(13인승 이하 차량 30대 이상), 차고지, 보험 등 서비스 제공, 이용자 안전을 위한 최소 요건을 규정했다.

향후 국토부 고시 등 별도 허가기준을 통해 새로운 운송수요 창출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소비자 보호 및 종사자 관리 등을 위한 세부 기준들을 구체화하도록 권고했다.

또 지역 내 택시가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총 허가대수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별도의 허가대수 상한은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택시산업과 결합한 브랜드 택시 등 '플랫폼 가맹사업'(타입2)은 다양한 요금제가 가능하게 규제를 완화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플랫폼 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법인택시 회사가 사업자 단위가 아닌 차량 단위로 가맹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도록 했다. 또 택시와 고객을 중개하는 '플랫폼 중개사업'(타입3) 등도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도록 했다.

특히 이에 따라 기존 택시도 플랫폼을 통해 강제배차, 기사 선택, 실시간 서비스 평가 등이 가능해져 국민 신뢰도가 높아지도록 했다. 이와 함께 기존 택시도 배회형을 제외하고, 차종·합승·친환경차 등 관련 규제는 완화해 나갈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번 권고안을 적극 수용해 플랫폼 기반 모빌리티 혁신의 새로운 계기로 활용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지난 5월 발표한 '플랫폼 모빌리티 혁신 비전 2030'에서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호출, 예약, 배차가 가능한 브랜드형 모빌리티(Type1+Type2)를 2022년까지 5만 대, 2025년까지 10만 대, 2030년까지 20만 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토부는 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안을 반영해 내년 4월까지 하위법령을 개정한다. 또 법 개정 후 이미 활성화되고 있는 가맹형 브랜드 택시가 내년 4월 이후 타입2(플랫폼 가맹사업)로 차질없이 전환하도록 준비하고,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을 지속 유도할 예정이다. 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법 시행 전이라도 플랫폼 운송사업 형태의 시장 진입을 계속 지원할 방침이다.

국토부 백승근 교통물류실장은 "권고안을 기반으로 제도개선을 착실히 추진해 플랫폼과 택시가 상생하면서 국민들의 모빌리티 이용 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는 여객자동차법 하위법령 등과 관련한 정책방안을 논의해 정부에 제안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5월14일 출범했다. 교통, 소비자, IT, 법제 분야 등 총 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