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우리에게 건넨 말 대한미디어그룹 기자단과 함께 걸은 하동, 삼성궁 그리고 최참판댁 이경자 기자 kmetv8114@naver.com |
| 2026년 11월 06일(금) 1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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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미디어그룹 사무실을 출발한 버스에 기자단 일행이 하나둘 올랐다.
평소 취재 현장에서는 기자라는 이름으로 만났지만, 이날만큼은 잠시 직함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여행자가 되었다.
목적지는 하동.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문학을 만나기 위한 하루였다.
버스 안에서는 서로를 소개하며 평소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래 알고 지낸 시간보다 때로는 한 번의 진솔한 대화가 사람 사이의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하동으로 향했다.
하동의 밥상에서 나눈 정
오전 11시 30분, 하동에서 마주한 것은 소박하고 정갈한 재첩정식이었다.
따뜻한 국물 한 숟가락에 여행의 긴장도 풀렸다.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일이 아니었다. 마주 앉아 웃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거리도 가까워진다.
오늘 기억에 남은 것은 음식의 맛만이 아니었다.
함께 웃던 사람들의 표정과 정겨운 대화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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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궁, 자연 앞에서 마음을 내려놓다..
점심을 마치고 삼성궁으로 향했다.
산길에 들어서자 도시에서 가져온 생각들이 조금씩 작아졌다.
붉은 단풍과 노란 잎, 아직 초록을 간직한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가을은 말없이 계절의 순리를 보여주고 있었다.
때가 되면 물들고, 때가 되면 내려놓는다.
사람도 자연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더 가지려고 애쓰고, 더 높이 올라가려고 다투는 동안 정작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돌 하나, 돌담 하나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무심히 지나쳤다면 그저 돌에 불과했을 것들.
그러나 그곳에는 사람의 손길과 오랜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계곡의 물도 마음을 붙잡았다.
바위에 부딪혀 잠시 흩어졌다가 다시 하나가 되어 흐르는 물.
사람의 삶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살다 보면 부딪히고 상처 입고 돌아가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흘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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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하나에 담긴 마음,
삼성궁의 돌담 앞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생각했다.
처음부터 거대한 돌담이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 돌 하나 하나를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하나를 보탰을 것이다.
그 작은 돌들이 세월과 함께 쌓여 오늘의 풍경이 되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렇다ㆍ
거창한 약속보다 작은 배려 하나, 따뜻한 말 한마디, 힘들 때 내미는 손길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돌담이 된다.
요즘 세상은 너무 많은 말들로 가득하다.
쉽게 판단하고, 쉽게 편을 가르고,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그런데 자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돌도, 나무도, 흐르는 물도 말이 없었다.
그 침묵 속에서 오히려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최참판댁에서 만난 문학
오후 3시 무렵, 우리는 최참판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경리 문학관에서 작가의 삶과 《토지》에 담긴 시대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났다.
《토지》 속에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기다리고, 떠나고,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시대는 변해도 인간의 마음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참판댁 마당에서 가을 산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박경리 작가도 이런 풍경 속에서 사람을 바라보았을까.
오랫동안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았기에 그의 문학이 지금까지 우리의 마음에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박경리 문학관에서 만난 것은 한 권의 책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이었다.
좋은 풍경은 사진에, 좋은 사람은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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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20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하루 종일 함께 걷고, 웃고, 사진을 찍었다.
힘든 길에서는 서로를 기다려주었고, 사진을 찍어주며 웃음을 나누었다.
돌이켜보면 여행의 아름다운 장면은 풍경 속에만 있지 않았다.
서로를 기다려주던 순간, 함께 웃던 얼굴들.
좋은 풍경은 사진에 남지만, 좋은 사람은 마음에 남는다.
가을이 우리에게 건넨 말
저녁 7시, 버스는 다시 출발했던 자리로 돌아왔다.
아침과 같은 장소였지만 마음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하동의 밥상, 삼성궁의 돌담과 계곡,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 최참판댁의 고즈넉한 풍경과
박경리의 문학. 짧은 하루였지만 긴 여운이 남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많은 소리를 들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가끔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자연 앞에 서야 하는지도 모른다.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이 어디쯤 와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 이번 하동 기행은 그런 시간이었다.
가을은 아름답게 물들었다가 때가 되면 조용히 내려놓았다.
우리도 조금은 그렇게 살아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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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고,
조금 더 천천히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등을 돌리지 않는 것.
돌아오는 버스 창밖으로 어둠이 내려앉았다.
오늘 우리가 걸었던 길은 단순한 여행길이 아니었다.
자연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통해 마음을 만나며 잠시 잊고 살았던 나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이었다.
가을은 우리에게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다고.”
그리고 서로 기다리고, 서로 기대며 살아가라고.
오늘 우리가 여행한 곳은 단지 하동이 아니었다.
우리가 걸었던 길은 사람에게로 가는 길이었고,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것이 오늘,
가을이 우리에게 건넨 말이었다.
이경자 기자 kmetv81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