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칼럼 ] 죽음을 맞이하는 인생
국민환경방송 kmetv8114@naver.com
2026년 01월 13일(화) 16:36
논설위원 문민용
서양인들의 묘지는 저 멀리 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 가운데 혹은 교회당 뜰에 있습니다. 거기 가지런히 줄을 지어 서 있는 묘비에는 앞서간 이에 대한 추모의 글이나 아쉬움의 인사가 새겨져 있습니다.

한 사람이 묘지를 돌며 묘비들을 읽고 다니다 어떤 묘 앞에서 발길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묘비의 글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글은 단 세 줄이었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소."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두 번째 줄이 이어졌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곳에 서서 그렇게 웃고 있었소." 이 글을 읽자 그는 '이게 그냥 재미로 쓴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세를 가다듬고 긴장된 마음으로 세 번째 줄을 읽었습니다." 이제 당신도 나처럼 죽을 준비를 하시오." 죽음에 대한 준비만큼 엄숙한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준비는 지금 살아 있는 동안에 해야 합니다. 그 준비는 바로 '오늘'을 결코 장난처럼 살지 않는 것입니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후 세계기독교 대회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때, 대회장 목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장례식을 거행하고서 회의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또 "오늘 장례를 치를 분은 아주 유명한 분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자세한 설명해 드릴 필요가 없이 여러분들이 각자 한 사람씩, 이 옆방에 가셔서 놓여있는 관속을 들여다보시는 누구인가를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모든 교회 대표는 그의 인도에 따라 행렬을 지어 옆방으로 안내받게 되었습니다.

옆방에 들어선 대의원들은 한 사람씩 거기에 놓여있는 관속을 들여다보고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관속을 들여다본 사람은 깜짝 놀라고는 이내 모두 엄숙해졌습니다. 그리고 모두 깊이 뉘우쳤습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관속의 거울을 깔아 두었으므로 들여다보는 사람마다 자기 자신이 누워 있는 모습을 보게 된 까닭이었습니다.

곧 누구나 언젠가는 죽어서 관속에 들어가 장사를 지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죽음에 대해 심한 공포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손에 의해 수없이 죽어간 유대인들의 망령에 시달렸습니다.

히틀러는 한 부하에게 자신의 미래를 예언할 사람을 데려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자 부하가 그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예언자를 데려왔습니다.

“이 사람은 미래에 대한 적중률이 100%입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예언이 빗나간 적이 없습니다. 각하의 미래를 이 사람이 분명히 예언할 것입니다”
히틀러는 자신의 운명을 예언하라고 다그쳤습니다.

예언자는 한참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한 후 무겁게 입을 열었다.

“당신은 유대인의 축제일에 죽을 것입니다.

당신이 세상을 떠나는 날이 곧 유대인의 축제일이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곧 타인의 축제가 된다면 이보다 비참한 인생은 없다 한 인간의 인생 성적표는 죽음 앞에서 점수가 매겨집니다.

옛날 한나라의 무제는 장생불사를 위하여 승로반에 찬 이슬을 받아 마셨다고 합니다. 진나라의 시황제는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하여 동방 삼신산에 동남동녀 500명을 보냈다고 합니다. 동방의 삼신산이란 우리나라의 금강산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금강산이 중국의 산들보다 훨씬 영적 힘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보냈지만 구했다는 말이 없습니다. 물론 먹고 불로장생했다는 말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금강산에서 불로초는 찾지 못할 것입니다. 세상 사람은 어리석어 불로장생하려고는 하지만 영생하는 법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늙지 않는 풀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죽지 않는 법을 얻습니다.

학식과 덕망을 겸비한 큰 세도가(勢道家)가 죽자, 스승은 제자들을 데리고 장례식에를 가게 되었습니다.
뒤따라가던 제자 하나가 여쭈었습니다.

"선생님, 죽은 자는 죽은 자에게 맡기고 나를 따라라 하시더니, 오늘은 무슨 까닭에 그런 자리에 가시는 겁니까?"
스승은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 후 상가에서 돌아온 스승은 제자들에게 무엇을 보았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많은 문상객이 몰린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학식과 덕망의 위대한 힘을 보았습니다."
"저는 권력의 힘을 보았습니다. 권력 때문에 그토록 많은 이들이 몰렸겠지요."
"황금빛 관과 몰약의 향기는 커다란 위로가 되더군요."
"장례식 절차가 그토록 장중하고 경건한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보았습니다."

스승의 얼굴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그런데 침묵에 잠겼던 한 제자의 말에, 스승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일어섰습니다.

"저는 단 한 가지, '죽음'을 보았습니다. 저의 죽음과 거기에 모인 모든 사람의 죽음을…."
사람은 누구나 한 개의 심장을 지닌 한 개의 목·숨일 뿐입니다. 심장이 멎고 숨기 끊길 목숨입니다.

인간은 인간이며 흙이 흙으로 돌아가기 전 자기를 지은 창조주를 기억하며 겸비(謙卑)함에 이르는 것이 영원한 진실, 생명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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