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두 차례 황사...타격감 달랐던 원인은?

3월29일 미세먼지 농도 413.6㎍/㎥…1992㎍/㎥ 측정도
최악 예고됐던 3월16일엔 74.6㎍/㎥…"상승 기류 발달"
"황사 발원량, 3월 중순께 더 많아…중국 피해 더 컸다"
올해 황사 발원 가능성 더 높다…"발원지역 토양 건조"

채송화 기자 kmetv8114@naver.com
2021년 04월 10일(토) 10:59
황사경보가 발령되는 등 대기질이 악화한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인근 올레길에서 바라본 제주시 도심이 뿌연 먼지로 덮여 있다. 황사경보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800㎍/㎥ 이상인 상태가 2시간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2021.03.29
[국민환경방송 채송화 기자] 올해 3월 중순과 말에 각각 우리나라로 찾아온 두 차례 황사가 '보통 황사'와 '역대급 황사'로 나뉜 건 국내 대기 중 상승 기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황사 발원량 자체는 우리나라에 비교적 영향을 덜 끼친 3월 중순 황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 당국은 황사 발원량도 황사 농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황사가 들어올 때 우리나라 주변에 형성된 기류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9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중국과 몽골에서 발원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친 지난달 16일과 29일 국내 17개 시·도 하루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각각 74.6㎍/㎥, 413.6㎍/㎥다.

3월29일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농도는 유독 높았다. 이날 제주 성산읍에서는 오후 7시께 1992㎍/㎥가 측정됐다. 부산 수정동에서는 오후 7시께 1050㎍/㎥, 충남 장항읍에서는 오후 11시께 1144㎍/㎥가 관측됐다. 3월16일에는 일부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300㎍/㎥ 수준을 웃돌았지만, 1000㎍/㎥ 이상이 측정되지는 않았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3월 중순에 온 황사는 본체 농도가 짙은 부분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 우리나라 주변에는 밑에서 위로 공기가 상승하는 기류 정도가 많았던 반면 3월 말 황사가 올 땐 상승 기류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황사 농도는 ▲황사 발원량 ▲황사가 들어오는 경로 ▲황사 접근 시 우리나라 주변에 형성된 기류 등 세 가지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 중 3월15~16일, 3월26일 두 차례 발원한 황사 농도는 우리나라 주변에 형성된 기류 차이가 갈랐다는 진단이다.

겨울철 고비사막, 황투고원, 내몽골고원 등의 대기를 덮고 있던 시베리아 기단 고기압이 봄철 들어 땅콩처럼 두 개로 갈라진다. 이렇게 분리된 두 고기압 사이에 저기압이 형성되는데, 기압 차가 클수록 크게 발생하는 바람이 지표면의 흙먼지를 일으킨다. 대기층으로 올라간 황사는 5㎞ 상공에서 강한 바람을 타고 다른 곳으로 퍼진다.

이 황사가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더라도 통과 당시 우리나라 대기 흐름에 따라 실제 황사 농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지표면에서 위로 솟는 상승 기류가 발달할수록 대기 상층부에서 지표면으로 내려오는 황사가 줄어든다. 반면 상승 기류가 약할 때는 대기 상층부를 지나가다 남은 황사가 밑으로 내려오면서 농도가 높게 측정된다.

이 같은 원리를 적용하면 여름철 우리나라 황사 농도가 왜 낮은지도 설명할 수 있다. 남쪽에서 덥고 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북상하면서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던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를 대기 상층으로 올려보낸다. 황사가 오더라도 강한 상승 기류 때문에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가 습할 때 공기가 위로 뜨는 현상이 활발해진다. 밑에서 따뜻한 공기가 들어와 우리나라에 있던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를 위로 밀어낸다"고 말했다.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공기 오염과 황사로 뿌연 시내 육교를 지나고 있다. 중국 기상대는 베이징과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심각한 황사로 올해 첫 황사 경보를 발령했다. 2021.03.15.

두 차례 우리나라를 건너온 황사 발원량 차이는 어땠을까. 3월 중순 황사가 발원량은 더 많았다는 추정이 나왔다.

3월15~16일 발원한 황사로 중국은 '최악의 황사'를 겪었다고 평가한 반면 우리나라는 비교적 무난하게 넘어갔다. 반면 3월26일 발원한 황사로 우리나라는 '역대급 황사'를 경험했지만, 중국은 3월 중순보다는 피해가 덜했다는 분석이다.

황사 발원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지만, 발원지와 가까운 중국 베이징의 미세먼지 상황으로 유추할 수 있다.

3월16일과 28일 중국 베이징과 인근 지역 대기질지수(AQI)는 6단계 중 최악 수준인 '엄중' 단계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세먼지 농도 최고치는 각각 1만㎍/㎥, 3000㎍/㎥를 넘었다. 농도로만 보면 3월16일 황사 농도가 더 높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 발원지에서 발생한 황사 농도 발원량은 3월 중순 황사가 3월 말 황사보다 더 많았다. 그래서 중국이 3월 중순에 피해를 많이 입었다"며 "3월 말에는 3월 중순 정도의 발원량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주변에 강한 상승 기류가 없었기 때문에 높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황사가 발원하기 더 좋은 환경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길게는 5~6월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겨울철 발원지에 내린 눈이 봄에도 녹지 않고 토양을 덮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황사가 발원할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발원지에 덮인 눈이 적고, 토양도 상대적으로 더 건조해 황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도) 평년처럼 발원 횟수는 대동소이하지만, 지난해보다 발원지의 토양 상태가 건조해 발원 가능성이 높다"며 "발원할 가능성은 높지만, 우리나라에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확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채송화 기자 kmetv8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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